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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재벌집 막내아들 5화만에 하차소감

by 식 2022. 11. 27.

드라마 흥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내 기준에서는 드라마는 5화 만에 결국 망작으로 결론이 났다

 

원작 소설은 연재 당시 완결까지 구매해서 봤었던 수작이었던지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소설에서 나오던 치밀한 재산 형성 과정이나 서브 스토리들은 이가 하나씩 빠진듯 했지만 드라마가 소설보다 나은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사실 주인공은 재벌집 막내아들의 막내아들이었던 것처럼 사소한 점들은 모두 무시하고 지나갈 만했다

 

진양철 회장 역의 이성민의 독보적인 연기력이나 시간대를 뒤집는 반전 연출과 당시 시대상을 이상적으로 그려내며 글로만 상상하던 장면이 눈으로 펼쳐지며 긴장감을 그려내는 시각적 만족감이 넘쳤다

 

 

몰입하기 힘든 장면들

시청 연령층이 여성이 많은 드라마 특성이기에 러브라인이나 신파극?

 

좋다.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설득이 되어야 한다

우연의 연속, 맥락 없이 생기는 이벤트들은 설득력을 상실한다

 

이보다 수준 낮은 드라마들이 많으니깐 여기까지 다 참고 볼 수 있다

 

근데 이제부터는 망작으로 향한 미끄럼틀을 제대로 탄다

 

할아버지를 이해하는 단 한 사람

아무도 찾지 못한 할아버지의 위치를 찾은 손자

진양철과 진도준은 굉장히 특별한 관계다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자신만의 철학으로 회사를 대기업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입지전적인 인물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도 가지고 있는 열망과 미덥지 못한 후계자들

 

그가 느끼는 고독함과 굶주림을 단 한 사람 진도준만이 이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손가락질받는 게 나다. 휠체어 타고 서울지검 검찰청 출두만 네 번, 두 번이나 유죄받았다. 나 대신 감옥 간 계열사 사장만 여덟이야.

싫든 좋든 넌 이미 악당의 가문에서 태어난 거고 뭘 해도 금수저 물고 난 놈이라고 네 성과를 헐뜯을 게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 원작 소설 내용 중 진양철 회장의 대사 일부

 

원작에서는 진도준과 진양철은 단순한 혈육 관계가 아닌 이해자이자 조력자이면서도 스승과 제자로 진도준은 할아버지의 정신을 계승하고 더 발전시켜 나갔다

 

원작과 드라마의 가장 큰 갈림길

 

그러나 드라마는 이 진양철을 틀렸다고 말한다

 

각자가 생각한 정도경영의 신념의 싸움으로 만들어가고

 

진도준과 진양철의 대립구도를 선과 악의 대결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의 철학과 방식으로 기업을 키워내고 회귀 전에도 대한민국 1등의 기업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만한 존중이 있었어야 한다

 

그가 걸어온 과정을 생각한다면 진양철은 충분히 더 매력적인 악역이 될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원작에서는 언제나 든든하게 뒤에서 지지해 주었던 오세현과의 관계마저도 금이 생긴다

 

그리고 이 봉합하는 과정은 너무도 서투르고 어설퍼서 시청자도 갸우뚱하게 한다

 

이 금은 절대 붙일 수 없는 간극이 될 것이다

 

 

남은 내용의 골자는 정의의 검사인 서민영 검사와 함께 순양을 법으로 심판하며 우리가 옳다를 증명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사람은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고 세상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유토피아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권선징악 드라마의 통쾌하고 화끈한 복수극 물론 좋다

 

근데 그걸 이 드라마에서 기대했던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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