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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넷플릭스 썸바디 결말해석

by 식 2022. 11. 21.

 

 

매력적인 소재와 캐릭터를 아우르는 설득력 없는 스토리

 

기괴하다는 건 매력일 수 있으나 난잡하고 난해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운이 남았던 건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거

 

 

윤오와 섬은 서로 완벽한 사랑을 했다

남은 삶에 고통밖에 없을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는 섬
지금 당신이 하는 생각. 맞아요. 해요

윤오는 언제나 섬을 긍정한다

 

윤오는 그녀가 자신과 같은 사람임을 알고 어떤 선택을 하든 긍정하고 응원한다

 

섬을 만나고 나서야 연쇄살인마가 된것을 후회하고

 

죽는 순간까지 자신을 죽이는 사람이 섬이라는 걸 모를리가 없지만 섬을 향해 좋아한다고 맹목적으로 말한다

 

 

섬은 매번 윤오를 감싸 안는다

 

그가 나를 죽이려 들었을때도, 썸원을 부술때도 친구를 위협하고 협박했을때도 

 

너무도 어렵게 찾아낸 날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이기에 보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와 경찰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져 가고 윤아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을 피할 길이 없음을 알게 되고,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죽이기로 결심한다

 

 

완벽한 사랑

윤오의 채팅 아이디 아가페의 뜻은 그리스어로 이타적인 사랑이다

 

나를 희생해서라도 타인을 더 생각하는 사랑

 

고대의 아가페의 의미는 사랑을 뜻하는 여러 개의 그리스어 낱말 가운데 하나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뜻으로 쓰여왔으나, 보통 거룩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뜻한다. 플라톤은 아가페를 본질적 실재인 이데아에 대한 동경, 즉 이상(理想)으로서의 사랑으로 언급했다.

아가페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사랑을 행하는 자와 사랑의 대상 사이에 서로의 결여된 것에 대한 갈망(=에로스)이라든가 쌍방의 호의적 교환(=필리아) 같은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사랑이 곧 이상으로서 인간이 살면서 이상을 지향하듯 조건 없이 어느 대상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모든 대상에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미지 출처: 쉐어하우스)

 

사랑을 이루는 세가지 요소.

 

섬과 윤오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 시작해 성적충동으로 그리고 헌신으로 이어지며 완성되는 삼각형

 

세 꼭지점이 채워지는 완전한 사랑을 경험하며 보통 세상에서 오류로 받아들여지던 그들은 서로에게는 완벽한 사람이 된다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
Love?

 

윤오는 평생을 걸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지 개발자의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그리며 마음을 들여다 본다

 

 

죄만큼 벌받을거에요 아저씨는
죄만큼 벌받는거라고 했잖아 니가

살인을 저질러 수감되어 있는 도박장 아저씨에 찾아간 섬

 

많은 죄를 지었고 죄만큼 벌을 받게 될 윤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죽인 사람이 잊혀져요? 세상 다른 일처럼?"

 

그를 죽이면 평생 잊지 못하게 되리라는 걸 그를 통해 확인한다

 

슬프지만 윤오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롱테이크 장면에서 섬의 복합적인 심리를 대변해주는 음악

 

잊어야 한다면 - 김정미 1972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돌아서 가는 길은 낙엽만이 구르고 서 있는 나무마저 너무나 말이 없네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내 눈이 가는 곳에 떠오르는 그 모습 행여나 그 사람인가 또 다시 바라보네

그때 그 시절 너무나 아름다워 잊을 수 있을까

아쉬운 내 마음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돌아서 가는 길은 낙엽 만이 구르고 서 있는 나무마저 너무나 말이 없네

 

 

 

마음에 들었던 신

섬의 작업실

100만원 상당의 일제 CRT 19인치 평면 모니터

 

5년전에 사라진 전원이 안꽂힌 2016년에 단종된 로고가 빛나는 맥북

 

회사와 같은 구조의 집의 작업실에서 LP판의 커버 이미지만 조금씩 바뀌는 디테일

 

이 장면은 아니지만 썸원과 얘기하면서 16비트의 버블버블 음악이 흐르는 부분까지

 

현실에 있으면서도 묘하게 비현실적으로 시간대가 뒤틀려 있는 느낌이 좋았다

 

 

워스트1

기은은 어떻게든 윤오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끝까지 알지 못하면서도 잊지 못한다

 

어떤 유대감도 없기에 윤오에게 기은은 버릴 가치도 없는 사람이 된다

 

그래도 고장 나버린 사람이 비슷한 부류에 끌리는 일방적인 기은의 마음

 

..을 추파춥스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 같지만 그런 마음은 알고 싶지 않다

 

 

워스트2

얼굴이 나오진 않았지만 썸바디의 서버 개발자로 보이는 핑거

 

이 드라마의 원래 가제가 '핑거'라는 걸 감안해보면 뭔가 좀 더 비중 있는 역할이었는데 설정을 버리지 못하고 들고 간 게 아닐까 싶었다

 

이 과한 손가락 연기는 조금도 이해하고 싶지 않다

 

 

워스트3

무당의 작두신이나 레즈신들은 몰입을 하다가도 깨는 방지턱들

 

멜로와 스릴러만 섞어도 과한데 샤머니즘에 동성애까지 왜 넣었을까 

 

 

 

개인적인 평

여주와 남주가 매력적이고 연기가 좋았다

 

다만 이야기가 무얼 말하고 싶은지는 알았는데 설득당하기엔 너무 허술한 부분이 많았다

 

살인자들의 사랑방식이라는 공감하기도 힘든 내용을 느린 호흡으로 8회나 이어나가는게 굉장히 지친다

 

캐릭터들이 왜 이런 짓을 하지? 라는 의문스러운 부분들이 나오는데

 

굉장히 불친절한 영화라 끝까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고

 

머리로는 간신히 이해한다 하더라도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

 

넷플릭스가 돈을 너무 많이 줘서 이것저것 다 해보자 싶어서 만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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