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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작별인사

by 식 2018. 7. 23.

그동안 술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혼자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멀리 도망가서는 제대로 숨어있지도 못하고 있는 건

내심 한번은 날 찾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붙잡아도 붙잡히지 않았을 텐데

어쩌면 한번은 더 붙잡아 주기를 바라고 있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이해와 용서도 구하지 않던 이기적인 사람이니 

그저 한껏 미워해도 좋다


홀로서기도 힘들어하여 마주 보는 것도 미래를 향해 그리지도 못하고

지독한 자기 연민과 혐오의 늪에서 앞으로 한발 내딛는 것만으로도 힘든 사람이었으니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릴 때 혹여나 미움으로 칠을 하다 여백이 조금 남는다면

연민보다는 조소로 남은 자리를 채우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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